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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거/책

[김호연 작가] 불편한 편의점 - 선한 영향력을 파는 공간

by 김삐약1224 2021. 7. 6.

 

 

편의점도 이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혀 있는 이 시대에 재미있게 읽힌다.

웃긴 건 배경이 내 모교 동네이다. 

내가 고등학교 입학했을 때 패xx마트 하나가 정문 올라가기 전 자리 잡고 있던 게 생각난다. 

항상 지각 전 만남의 장소였고 목축이는 정수기였다. 

 

책에 등장하는 'always' 편의점은 그곳보다 좁고 소소한 듯싶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할머니와 우연히 그녀가 잃어버린 지갑을 지켜낸 서울역 노숙자의 만남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다. 

처음 풀어지는 얘기에 등장하는 흘려지나가는 인물들의 각 서사가 옴니버스 식으로 풀어진다. 

 

코로나 시대를 반영해 쓰여진 소설이라 공감력이 사뭇 달랐다.

글에서 묘사되는 배경들과 인물들의 성격, 편의점의 모습 하나하나가 머릿속으로 그려진다

대부분 일본이나 북미 소설만 읽어와서 그런지 확실히 잘 읽힌다.

 

매출이 높지도 않은 편의점 하나를 운영하지만 경제적 여건은 전혀 고민거리가 되지 않고 되려 고용한 직원들 걱정을 더 해주는 따뜻한 염여사, 그녀는 이 시대에 보기 힘든 나이 많은 '어른'이다. 

어느 사업장의 모든 점주가 다 그녀만 같으면 노동의 가치와 효율은 배로 뛰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어디서 기적처럼 등장한 선한영향력의 가장 근본인 노숙자 독고, 그를 드라마나 영화로 그려보면 어떨까 싶다. 벌써 생각나는 배우들이 몇 있다(예를 들어 마동석 씨...)

 

다들 본인이 가장 힘들게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독고는 그런 그들을 위해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넨다. 

난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고 2+1 이벤트에 아주 취약한 편인데 단순히 계산만 하게 하는 이벤트가 아닌 손님에게 어떤 이로움을 끼칠지 생각해주는 친절한 아르바이트생이다.

처음에는 오지랖으로 뒤덮인 불편한 편의점 일지 몰라도 독고의 선한 기운이 그들의 가장 편한 안식처로 만들어주는 이 편의점이 나는 참 좋았다.